일상의 기록
장모님에게 전화가 왔다.
평소에도 가끔씩 생각나면 전화를 하셨기 때문에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예 어머니"
"서 서방! 왜 야는 왜 전화를 안 받지?"
"누구요? 집사람이요?"
"어~ 전화는 안 받고 자꾸 뭐라 뭐라 떠들어쌋네"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소리샘으로 넘어갑니다. 뭐 대충 이런 자동응답이 나온다는 말씀으로 해석했다.
"뭐라고 하던데요?" 알면서 괜히 장난스럽게 물어봤다.
"몰라! 뭐라 뭐라 카데"
"하하하! 엄마! 오늘 재영엄마 취임식이라 그래요."
얼마 전 집사람이 봉사단체회장으로 취임을 했었는데 그 시간에 전화를 하셨던 모양이다.
"뭐라카노?"
"취임식이요!"
"몰라 난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전화하셨어요? 저한테 말씀하세요 전해 줄 테니"
"아니다. 서 서방한테 할 말은 아니다."
"뭔데 서서방한테는 말을 못 해요? 말씀해 보세요!"
"아니다 재영엄마 한테만 말할 거다."
"엄마! 언제는 우리 서 서방, 우리 서 서방 그러시더니 재영엄마만 이뻐하시고.... 서운하게...."
"서운해도 어쩔 수 없다. 너한테는 말할 것이 못된다."
"뭔데? 왜 말씀을 못해요?"
"그런 게 있다. 고마 물어봐라 창피하게"
"창피? 뭔데요? 혹시 기저귀 떨어졌어요?"
"그래! 남사그럽게 남자가 뭐 그딴 걸 다 알아! 내사마 희한하다. 하하하"
"그게 뭐가 그리 창피해서 말씀을 못하셔요 나이 들면 다들 하는 건데.... 그런 생각하지 마세요. 하나도 없어요?"
"아니다 설까지 쓸 거는 있는데 걱정이 돼 가 그런다."
"알았어요! 내려갈 때 사가지고 갈게요 한 10박스쯤 사다 드리면 되나?"
"하하하! 몬살겠다. 뭔 10박스 그리는 많이 필요 없다."
"많으면 좋은 거 아니야?"
"하하하! 왜 한 번에 사다 주고 치아뿔라 카나?"
"에이 설마~ 하하하! 그럼 1박스만 재일 예쁜 걸로다 사다 드려야겠네 하하하! 알았어요 제가 다음에 내려갈 때 잊지 않고 꼭! 사가지고 갈게요."
"예쁜 거? 그것도 예쁜 게 있나? 그래 고맙다 예쁜 걸로 사온나~ 이제 끊자~"
전화를 끊으려는 장모님을 다급히 불렀다.
"엄마! 뭐 잊은 거 없어요?"
"뭐? 뭘 잊어? 몰라 아무것도 없는데..."
"서서방 사랑한다 뭐 그런 거 없어요?"
"아하하! 내원참 남사스럽게 난 그런 거 못한다."
"한 번만 해주면 안 돼? 한 번만 해줘요!"
"시끄럽다 끊어라 하하하! 별소릴 다 한다."
"아아아! 해줘~~~"
"알았다. 사랑한다이~ 끊어라 이제 그만"
사람 사는 모습 다 똑같겠지만 우리 장모님 너무 귀엽지 않나요? 하하하!
사진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