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름이 있다.
그리워 아픈 마음이 전이될까 봐
무표정한 얼굴을 걸치고
억지로 웃는 하루 사이로
그 이름은 틈틈이 튀어나온다.
철마다 피는 꽃을 볼 때에도
잘 차려진 밥상을 볼 때에도
아무 연관도 없는 노래 가사를 들을 때에도
그 이름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
마음을 적신다
말하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이미 온몸으로 배웠다.
그리움은 드내지 않고
감출순 있지만
그럴수록 오래 남는다.
입술에 맴돌다
마침내 말이 되지 못한
그 이름은
오늘도 내 안에서만
묵음(默音)으로
계속 울린다.
어머니! 하며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