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묵음(默音)

by 서기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름이 있다.


그리워 아픈 마음이 전이될까 봐

무표정한 얼굴을 걸치고
억지로 웃는 하루 사이로
그 이름은 틈틈이 튀어나온다.


철마다 피는 꽃을 볼 때에도

잘 차려진 밥상을 볼 때에도

아무 연관도 없는 노래 가사를 들을 때에도


그 이름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

마음을 적신다


말하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이미 온몸으로 배웠다.


그리움은 드내지 않고

감출순 있지만

그럴수록 오래 남는다.

입술에 맴돌다

마침내 말이 되지 못한


그 이름은
오늘도 내 안에서만
묵음(默音)으로
계속 울린다.

어머니! 하며 울린다.

keyword
화요일 연재
이전 07화어버이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