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어깨가
하루에 한 줌씩 작아질 때마다
나는 자꾸만 말이 줄었습니다.
괜찮냐고 묻는 말 대신
식사 이야기를 꺼냈고
감사하다는 인사는
입안에서 맴돌다 목구멍 너머로 삼켰습니다.
어버이날이라 그런지
카네이션이 눈에 밟힙니다.
그럴듯한 핑계로
못난 마음을 감추었지만
자꾸 마음이 걸립니다.
당신은 자꾸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었고
나는 그걸 지켜보며
시간이란 게 사람의 몸에서
어떻게 빠져나가는지를 배웠습니다.
굳이 알고 싶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당신의 등은
더 이상 산 같지 않았지만
그 안엔 내가 모르던
침묵의 연륜과
말 없는 사랑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것을 알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고
흘려보냈던 시간이
비수로 돌아왔습니다.
세상엔
말보다 깊은 사랑도 있고
눈물보다 조용한 고백도 있다지만
나는 아직,
그걸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릅니다.
바보같이, 바보같이 말입니다.
그러니
여태 고백하지 못하고
뱅뱅 당신 곁을 맴돌다
돌아갑니다.
언젠가,
당신이 더는 들을 수 없을 때가 오기 전에
나도 당신처럼
묵묵히 사랑을 표현할 수 있기를,
조금은 늦더라도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결국 내 몫이 될 슬픔이라
조용히 감수하며
오늘을 참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