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레네 지방의 어떤 마을에서는 1920년까지 독식의 문제를 간단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해결하였다.
그 마을에는 <혼인의 밤>이라는 연례행사가 있었다.
그날 밤이 되면, 열여섯 살이 된 처녀와 총각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마을 어른들은 참가하는 처녀 총각이 동수가 되도록 사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다.
행사는 먼저 산기슭의 야외에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호드러지게 먹고 마시는 성대한 잔치로 시작된다.
그러다 정해진 시각이 되면, 처녀들이 먼저 식탁을 떠나 산속으로 들어간다. 처녀들이 달려가 덤불 속에 숨으면,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총각들이 그녀들을 찾으러 간다.
어떤 처녀든 그녀를 가장 먼저 찾아낸 총각이 그녀를 차지하게 되어있다.
예쁜 처녀일수록 그녀를 찾는 총각들이 많게 마련이지만, 아무리 콧대가 높은 처녀라도 자기를 가장 먼저 찾아낸 총각에게 퇴짜를 놓을 권리는 없다.
그러다 보니, 예쁜 여자들을 가장 먼저 찾아내는 것은 꼭 잘생긴 총각들이 아니라 날래고 눈치 빠르고 꾀바른 총각들이기가 십상이다.
다른 총각들은 덜 매력적인 처녀들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어떤 총각도 처녀를 동반하지 않고 혼자서 마을로 돌아오는 것은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총각이 못생긴 처녀가 성에 차지 않는다고 혼자서 돌아오면, 그는 마을에서 쫓겨나고 만다.
못난 처녀들로서는 그 행사가 밤에 이루어지는 것이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어둠이 짙을수록 유리한 건 그녀들 쪽이다.
이튿날에는 결혼식이 거행된다. 그 마을에 노총각과 노처녀가 거의 없었음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중에서>
브런치에서 만나 글벗으로 지내고 있는 작가님들 중에는 참으로 다양한 분들이 많다.
이번 글은 유독 우리나라 출산율을 걱정하는 노시균 작가님이 떠올라서였다.
실은 몇 달 전부터 허리가 아파 고생하고 있었는데 지난 금요일 디스크 수술을 하였다.
물론 이 글을 쓰고이는 순간도 병실이라 어수선하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
회복기간 중 한 권의 책을 읽고 있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책이다.
본문내용 중 피레네의 혼인의 밤이라는 내용을 읽다 한동안 잊고 있던 글벗 시균작가님이 생각이 났다.
유독 우리나라 출산율 저하를 걱정하시는 분 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를 걱정하지 않는 기성세대는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혼인의 밤이라는 행사가 눈에 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보나 낳은 정책들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보며 글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