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ason Loosens First

by 서기선

젖은 흙이

숨을 밀어 올린다

가라앉아 있던 결들이

어깨를 들썩인다


스윽

보이지 않는 온기가

녹아내린 계절 사이를 더듬으며

몸을 옮긴다


마른 가지 끝에서

굳게 쥐고 있던 마디 하나

풀린다


풀린 자리로

온기(溫氣) 품은 냄새가

가만히 고개를 들고 일어선다


사각

묵혀 두었던 공기가

겹겹이 입고 있던 것을 벗어

바닥에 내려놓는다


아무도 듣지 못할 만큼 작은 소리로

공기가 입술을 움직이며

말을 건넨다


닫혀 있던 시간이

굳어 있던 관절을 풀 듯

흐느적 몸을 늘인다


그리고 먼저 떠오른 향기가

사부작사부작 발을 옮겨

빈 틈을 찾아 눕는다

가만히,

아주 천천히

스며든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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