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한 걸음 물러서는 동안
그는 두 걸음 들어왔고
나는 그것을
관계라고 믿었다
마음을 조금 내어주고
시간을 조금 내어주고
침묵을 조금 더 내어주면
관계라는 것이
더 오래 남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림자가 길어진 후에야
깨달았다
내가 비워 둔 자리들이
관계의 온기가 아니라
나의 부재로 채워지고 있었다는 것을
믿는다는 것이
나를 없애는 일은 아니다
누군가를 위해
내 삶의 중심을 비워 두는 일도 아니다
다만
이만큼은 내가 서 있을 자리라고
보이지 않는 선 하나
그어 두는 일
그 선을 넘지 않게 하는 것은
차가움이 아니라
내가
나로 남아 있기 위한
마지막 예의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