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형 비숍

(단편소설) 솔양 했지만 사랑해! (3화)

by 서기선

나의 형 비숍


“몰라 어제는 없던데….”,“이상하다 ~비숍이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에이미 생일 선물도 준다고 가지고 갔었는데….”
맞다. 어제는 내 생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일 선물 따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당장 비숍이 없으면 불편한 점이 생긴다.

장롱을 넘어뜨릴 수도 없으며 스팸을 엄마 몰래 먹을 수도 없다.

무엇보다 정리정돈은 내 목이 된다.

비숍은 정리정돈의 신이다.

크기별로 같은 것끼리 색상별로 암튼 절 때 흐트러지지 않는다.

정말이지 비숍은 완벽하다.

그런데 그런 비숍이 없으면 그 모든 것을 내가 해야만 한다. 말도 안 돼~ 비숍이 없는 이틀 동안은 정말이지 끔찍했다.

다시 비숍이 돌아왔을 때 나는 드디어 자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비숍에게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그때부터 손을 흔들었던 것 같다. 돌아오던 날 비숍과 눈이 마주쳤다.

눈 안쪽이 파랬다. 아 ~비숍의 눈은 파랬구나 내 눈은 검은색인데…. 이리 가까이에서 비숍의 눈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비숍과 눈을 마주 보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왜냐면 비숍은 눈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비숍의 눈은 참 예뻤다. 비숍은 반가워도 안아줄 수 없다. 아니 힘들다.
비숍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난 그날부터 비숍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얼마 후 나는 2학년이 되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갈 때쯤 학교에 손님이 한 분 오셨다.

앞에는 비숍이 있었고 뒤에는 손님이 계셨다.

나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건 분명 비숍의 엄마일 거야.

내가 비숍을 부끄러워하는 건 비숍이 단어를 반복한다거나 돌발 행동을 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다른 친구들의 형, 누나들은 이제 고작 4~5학년 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비숍은 18살이다.
친구들이 비숍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비숍의 엄마는 비숍을 안아주려 했지만, 비숍이 밀어냈다.

또 손을 잡으려 했지만, 손도 뿌리쳤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무슨 엄마가 저래 비숍은 안는 것도 손잡는 것도 엄청나게 싫어한다고 그런 것도 모르면서 무슨 엄마가 저래. 하고 생각했다.

잠시 후 손님이 나에게로 오더니 “네가 에이미구나 하며 많이 컸구나” 하시며 한번 안아보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싫었지만, 비숍의 결례를 보상해 주는 차원에서 잠시 허락했다.

한참을 안아주시더니 또 보자 에이미 ~ 하시며 눈물을 흘리셨다.

그녀의 검은 눈에서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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