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항공기 사고로 하늘로 가신 외삼촌과 외숙모님을 추모하며
2024년 마지막 주일 점심, 평소와 다름없이 가족들은 주일예배 후 어머니와 함께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다. 텔레비전에서 속보가 흘러나오고 있다. 무안공항에서 항공기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었다. 가족들은 뉴스를 보며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마쳤다.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어머니는 전화를 받으시고, 곧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한다.
외삼촌과 숙모님이 사고가 난 비행기에 탑승했을지도 모른다는 이모님의 전화다. 급히 탑승자 명단을 확인해 보니 두 분의 이름이 있었다. 어머니는 놀란 표정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신다. 이모님이 도착하시자 세 분은 무안공항으로 서둘러 떠나신다. 텔레비전에서는 계속 사고 현장이 보도되고 있었고, 나는 그 자리에 앉아 멍한 채로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머릿속은 어지럽고 손발은 얼어붙은 듯 움직일 수 없었다.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황을 확인할 뿐이다.
내가 기억하는 외삼촌은 외할머니에게는 정말 멋진 아들이었고, 이모들에게는 든든한 남동생이었고 오빠였다. 조카들에게도 늘 웃음 많고 사람 좋은 분이셨다. 일요일 오후는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부모를 잃은 사촌 동생들, 동생을 잃은 이모님, 형을 잃은 외삼촌의 친구들까지 모두가 슬픔에 잠겨 있다.
어머니는 공항으로 향하며 계속 가슴이 떨린다고 하셨다. 저녁 내내 가족들에게 현실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다. 황망하다는 말이 그 의미 자체로 받아들여진다. 창자가 끊어질 듯 애끓는 울음이 무엇인지를 아들과 며느리를 잃은 고령의 외할머니 (97세)의, 울음을 들으며 느꼈다. 너무 좋은 사람이었던 외삼촌이었기에, 오빠를 잃은 이모들의 슬픔,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은 여동생들의 통곡을 듣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