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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준 Aug 12. 2015

문학과 대학 공장, 기업

글 1

 사라져가는 인문학이 아쉽다. 자연과학만을 중시하는 사회가  무서워진다. 사회와 대학에서는 점점 문학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어느새 대학의 목표는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교육보다는 잘 작동하는 하나의 부품을 만드는 것이 최대의 목표인 공장이 돼버렸다. 이로 인해 대학은 얼마나 많은 부품을 생산했는가. 즉, 좋은 대학의 기준이 취업률이 돼버린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렇게 다양한 학생들을 깎고 조각하고 같은 모양을 만들어 사회에 내보내고 기업은 이를 받아 사용한다. 마치 부품을 이용하듯. 인정은 볼 수 없으며 똑같은 부품들은 나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애쓴다. 멋진 포장지를 얻기 위해 성형외과에 다니며 내가 얼마나 뛰어난 성능인지를 입증하기 위하여 자격증은 취득한다. 좋다 이제 넌 완벽한 하나의 부품이다.


 기업은 이제 이러한 완벽한 신입들을 뽑아 놓고 교육을 한다. 협동심, 기업에 대한 주인의식, 심지어 창의적으로 일하기를 원한다. 부품인데? 기업은 어째서 제페토가 되려 하는가. 웃긴 일이다. 기업이 해야 할 일과 대학이 해야 할 일이 정확히 반대다. 사람을 만드는 것은 대학이 할 일이고 그 사람을 기업의 구성으로 만드는 것은 기업이 할 일이다.

 문학이 절실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경쟁과 협동이 공존한다. 내가 사람으로 부족한 부분을 다른 누군가로 채울 수 있고 이는 경쟁이 아닌 화합이다. 부품은 그럴 수 없다. 오로지 같은 부품들은 경쟁만이 있을 뿐이다. 한정된 자리를 내가 차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부품들을 밀어내야 한다. 과열된 이 경쟁사회의 문제의 근본은 인성의 상실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문학이 절실하다. 과열된 취업난과 이웃간의 폭력과 살인, 아동의 학대와 학생들의 선생폭행과 부모에 대한 멸시. 이런 사건의 주인공들의 머릿속에 수학의 정석과 문제지는 많아도, 단 한 권의 고전이 있을까. 근의 공식을 푸는 머리는 있어도, 위대한 개츠비를 떠올리며 데이지의 눈물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을까.

 문학은 교육이다. 문학 없는 교육은 인성에 대한 살인이다. 원은 원으로, 삼각형은 삼각형으로, 별은 별로써 살게 하자. 원은 원대로 유하고, 삼각형은 그것 대로 멋지며, 별은 별대로 빛날 수 있게 도와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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