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필. 7
바다를 보고 싶어서 바다로 갔고
산을 보고 싶어서 산으로 갔다.
그곳에서 무엇을 보던, 무엇을 만지던.
그렇게, 나는 바다가 되고 산이 되었다.
너에게로 가서 나는
너를 만지고, 너를 보고, 너를 듣고
모든 것을 담기 위해,
그리고 닮기 위해 애쓰고.
내가 네가 되었다.
그리고 이별.
나는 너를 떠나 어디로 가야 할까.
더 이상 담을 수도 없고,
너를 버릴 수도 없는
나는 방향을 잃은 순례의 카라반.
이 곳은 사막, 그렇게 나는 사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