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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준 Nov 16. 2016

까만 밤

난필. 5

마음을 추슬러보지만 작은 틈새 사이로 흘러나온다.

오롯한 나의 선택이지만 단지 작은 마침표로 400장의 페이지가 끝이 났다.

그렇게 어렵고, 쉽다.


이별은 당연하게도 나의 어느 일부분을 가져갔고, 그곳에는 공허함이 남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홀로 비애에 잠길수록 겉으로는 더 밝아져야 한다.

그래야 한다.


아마 시간이 필요하겠지.

나를 추스를 시간도, 기억의 조각들을 보낼 시간도, 공허함을 다시 온전한 나로 채우는 일도.


여느 이별보다 힘들겠구나.

항상 내 편이던 사람들은 주위에 없고,

이별의 개별성을 보편성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 조금 버겁더라도, 괜찮다.

다 괜찮을 것이다. 잘 될 것이다.


나도 모르는 새, 마음의 장벽이 낮아졌다.

지나치게 솔직했고, 너에게 의지했고, 그렇기에 나는 흔들린다.

흔들리지 말자 라는 다짐조차 흔들려도 티 내지 말자.

나는 가식이 미덕인 사람. 그러니 사무치는 괴로움에도 보란 듯이 웃자.

나는 항상 즐거운 사람. 그렇게 보인다면 그걸로 됐다.


깊고 까만 밤이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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