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난필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석준 Aug 05. 2023

없이

난필. 26

슬픈 기분인데 눈물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끝났음을 실감할 때 기분은,

네 옷이, 네 베개가, 네 물건이 없어져 더 넓어진 방인데 어디도 앉지 못하고 서성인다.

넓어진 공간만큼 작아진 내 모습이 초라해,

아마 공허함이겠지.


당분간 늦은 밤에도 불을 켜놔야지, 어둠이 내리면 진짜 울지도 몰라.

일상을 연기하는 건 쉬운 일, 아무도 보지 못했으면 좋겠어.

혼자 있을 때 찾아오는 밤이 두려워.


슬픔도 너 없이는 공허함이고,

추억도 너 없이는 기억일 뿐이야.

내일도 그냥 오늘이겠지.


아직은 그 속에서 살래.

눈물은 내가 놓아준다는 의미니까.

아직은.



너는 너무 느리게 왔다가 빠르게 가버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Closur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