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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창업자가 될 상 인가? / 투자자 View>

by 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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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학벌과 스펙도 물론 중요하지만, 일을 잘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창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는 좋은 학벌을 가진 사람에게만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스타트업 창업자의 학력 구성과 투자 유치 성과를 살펴보면, 명문대를 졸업한 창업자들이 비교적 투자 유치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학벌이 투자 의사결정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필수 요소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많은 성공한 창업자들이 높은 학벌 없이도 본인의 역량으로 사업을 일구어 낸 사례는 무수히 많다. 학벌에 의존해 투자했지만 실패한 경우 또한 적지 않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창업자의 학벌을 절대적 평가 기준으로 삼지 않으며, 그보다는 창업자가 가지고 있는 경쟁우위와 역량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투자 결정을 내린다.



“창업자보다 중요한 투자 판단의 기준: 기업의 경쟁우위 요소”



모든 스타트업은 창업자의 능력과 비전에서 출발하지만, 투자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는 해당 기업의 경쟁우위가 얼마나 뚜렷하고 지속 가능한가에 달려 있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투자자들은 몇 가지 핵심 질문을 던진다.



1. 해당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2. 투자 대상 기업이 그 요소를 절대적 우위로 가지고 있는가?


3. 그 경쟁우위를 기업이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4. 이 요소를 지속적으로 지킬 수 있는 전략이나 장치가 있는가?



예를 들어, 플랫폼 기업의 경우 공급자 또는 수요자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때, 창업자뿐 아니라 핵심 팀원들이 업계의 중요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만약 주요 팀원이 공급자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거나, 오랜 영업 경험을 통해 주요 이해관계자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면, 그 네트워크가 기업의 중요한 자산이 되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핵심 인력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회사와 함께할 수 있는지, 네트워크를 어떻게 공고히 유지할지를 면밀히 검토한다.



기술 기반 기업의 경우, 창업자가 아닌 CTO나 연구소, 개발팀이 핵심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투자자들은 특정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인재들이 기업에 머무는지(지분율, 스톡옵션 유뮤 등)를 중요한 기준으로 본다. 학벌이나 스펙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관련 산업에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을 연구하고 성과를 낸 인재들이 많고, 그들이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날 경우가 가장 큰 리스크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핵심 인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안정적으로 기술 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와 방안을 확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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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원하는 창업자의 역량은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 투자자는 회사를 볼 때 창업자 한 명에 집중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 한 회사의 대표로서 창업자의 역량에 대해서는 평가를 한다. 그리고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을 잘하는가?” 이다.



투자자는 투자심사 과정에서 창업자와 수많은 Q&A를 통해 창업자가 업무를 얼마나 잘하는지, 회사 운영을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하는지 등을 평가한다. 이 때, 투자자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자료를 신속하게 준비해 제공하는 창업자가 있는 반면, 투자자의 요구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료를 그때서야 부랴부랴 준비하는 창업자도 있다. 회사 운영 전반에 대해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리하는 창업자가 있는 반면, 창업자 본인의 머리나 감에 의존하여 운영하는 창업자도 있다. 창업자가 투자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이 창업자의 조직 관리 능력, 대외적인 영업 및 협상력 등 여러가지를 파악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창업자가 일을 잘하는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학벌이나 스펙이 좋은 창업자는 성취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이 주로 체계적이고 효율적이다. 반면, 학벌이나 스펙이 좋다고 해도 현장이나 사업 경험이 부족하거나 고집이 강해 유연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 반대로, 학벌이나 스펙이 다소 부족해도 효율적이고 조직적으로 일하는 창업자들도 많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이 평가에서 학벌과 스펙은 절대 요소가 아니다. 창업자가 학벌과 스펙 때문에 투자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오해는 학벌과 스펙이 안좋은 사람만 한다. 그리고 아마 그것은 학벌과 스펙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스타트업 #창업자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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