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15일, 금요일 아침.
런던은 언제나처럼 분주했다. 출근길의 런던 지하철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파슨스 그린 역으로 향하는 열차 안, 사람들은 휴대폰을 들여다보거나, 지루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며 일상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열차 한쪽 구석, 낡은 여행용 가방을 발밑에 둔 소년은 다르게 보였다.
아흐메드 하산.
그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고,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짧은 순간 그의 눈에 망설임이 스쳤다. 하지만 곧 눈을 감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는 한 번도 손을 뻗어 가방을 열어볼 용기를 내지 않았다. 가방 안에는 그가 직접 만든 사제 폭탄이 있었다. 열차가 파슨스 그린 역에 멈추자, 하산은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일어나 열차에서 내렸다.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
아니, 돌아볼 수 없었다.
몇 초 뒤, 열차는 다시 출발했고, 그 순간
“쾅!”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폭발은 열차의 한 구역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으며 승객들을 덮쳤다.
"도와주세요!"
누군가의 울부짖음이 들렸다. 부서진 금속 조각과 못, 나사가 사방으로 튀며 승객들을 강타했다. 아이를 품에 안고 비명을 지르는 어머니, 피투성이가 된 손을 들어 살려달라고 외치는 사람들. 열차 안은 지옥 그 자체였다.
하지만 폭탄은 완벽히 폭발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더 큰 재앙은 면했지만, 그 피해로 인해 3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온몸에 파편을 맞은 승객들은 바닥에 쓰러져 신음했고, 일부는 창문을 깨고 열차에서 탈출하려 몸부림쳤다.
그 혼돈 속에서도 몇몇 승객은 서로를 부축하며 구조를 도왔다. 하지만 이 지옥 같은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의 눈에는 공포와 혼란만이 가득했다.
폭발 소식을 접한 경찰과 보안 요원들은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열차 안에서 발견된 폭발 장치는 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는 'Mother of Satan'이라 불리는 TATP 화학 물질로 만든 폭탄이었다. TATP는 극도로 불안정하고 치명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폭발물이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IS가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지만, 영국 경찰은 의심스러운 인물에 주목하고 있었다. 며칠 뒤, 그들은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18세 소년 아흐메드 하산을 체포했다.
그는 소년이었다. 2015년, 그는 영국으로 밀입국한 난민이었다. "고작 16살에 영국에 왔고, 보호를 받았다."
그는 양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살며 안정된 환경을 누리는 듯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그는 다른 얼굴을 숨기고 있었다.
조사 결과, 그는 IS의 손에 의해 어린 시절부터 훈련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법정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가족이 죽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법정에 제출된 증거들은 그의 말을 뒤집었다. 그는 인터넷에서 폭탄 제작법을 검색하고, 과산화수소와 황산을 구매해 실험을 반복했다. 폭탄에는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나사와 못, 칼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그는 치밀하게 폭탄을 완성했고, 그날 아침 열차에 그것을 설치한 뒤 냉정하게 사라졌다.
폭발 소식이 퍼지자 런던 시민들은 분노와 공포에 휩싸였다.
누군가 말했다.
"이 아이는 우리가 보호했던 난민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를 배신할 수 있었던 걸까?"
테레사 메이 당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것은 우리 모두를 향한 공격입니다. 테러리스트들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 런던 시장 사디크 칸은 시민들에게 단결을 호소하며 말했지만, 여론은 냉담했다.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두려웠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도 꺼려했다.
2018년 3월, 하산은 법정에 섰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IS와 연관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냉혹한 계획, 수많은 증거들, 그리고 사건 이후의 행동들은 배심원단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입증했다.
"그는 고작 18살이었지만, 그의 범죄는 그 나이와 무관했습니다."
판사는 그의 판결문을 읽으며 말했다.
"이 법정은 당신에게 최소 34년의 징역형을 선고합니다. 당신은 2052년 이후에야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사건은 런던을 바꿔 놓았다. 대중교통의 보안은 대폭 강화되었고, 경찰과 군 병력이 런던의 주요 시설에 배치되었다. 시민들은 '도망, 숨기, 알리기(run, hide, tell)'라는 새로운 생존 규칙을 익혀야 했다.
국제 사회는 이 사건을 계기로 사제 폭탄의 위협에 대해 다시금 논의하기 시작했다. 간단한 화학 물질만으로도 얼마나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지, 그리고 테러리스트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대중을 공격하는지를 알게 된 계기였다.
하산은 감옥 안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고 있을까? 아니면 여전히 자신이 희생자라고 믿고 있을까?
사건이 지나간 지 몇 년이 흐른 지금도, 런던 시민들의 마음에는 그날의 공포가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묻는다.
"그 소년은 정말 무엇을 위해 그런 선택을 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