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by 권설아



고요를 가르며 스며든 기척,

아무도 모르게 내 안을 헤집고

보이지 않는 결을 따라 흘러들었다.



처음엔 스치는 바람결 같았으나

곧 창문을 흔들고 지붕을 들추며

내 모든 질서를 무너뜨렸다.



휘몰아친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뿌리째 뽑힌 나무처럼 흔들렸고,

저항할수록 더 깊이 삼켜져 갔다.



남은 건 흔들린 숨결,

파괴의 바람이

영혼까지 뒤틀어놓았다.


화요일 연재
이전 05화가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