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를 가르며 스며든 기척,
아무도 모르게 내 안을 헤집고
보이지 않는 결을 따라 흘러들었다.
처음엔 스치는 바람결 같았으나
곧 창문을 흔들고 지붕을 들추며
내 모든 질서를 무너뜨렸다.
휘몰아친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뿌리째 뽑힌 나무처럼 흔들렸고,
저항할수록 더 깊이 삼켜져 갔다.
남은 건 흔들린 숨결,
파괴의 바람이
영혼까지 뒤틀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