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의 방심이 부른 아찔한 순간
아이가 돌이 되자 우리는 더 자주 차를 타고 외출을 하게 되었다. 아이를 카시트에 앉히고 벨트를 단단히 채우는 것은 일상이었지만, 그날따라 아이는 유독 칭얼거리며 벨트가 답답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벨트가 너무 꽉 조였나?" 아이가 편안해야 안전한 여행이 될 것 같아, 벨트를 살짝 느슨하게 해 주기로 했다. 아이의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도로는 바삐 움직이는 차들로 가득했고, 나는 익숙한 경로를 따라 운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안에 퍼지는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신호가 빨간 불로 바뀌고 차들이 멈추는 순간, 갑자기 내 등 뒤에서 묘한 느낌이 다가왔다.
그 순간 나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설마…"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백미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백미러 속의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아이가 카시트 벨트에서 빠져나와 운전석 바로 뒤에서 매달린 채, 나를 바라보며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그 순간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공포가 밀려왔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나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고, 길 한쪽에 차를 세웠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머릿속에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맴돌았다.
손이 떨리며 아이를 재빨리 안아 올렸다. 아이의 얼굴을 확인하니,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 뿐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금방 진정되지 않았다. 아이를 위해 벨트를 느슨하게 해 주었던 작은 배려가, 오히려 아이를 위험에 빠뜨릴 뻔한 아찔한 순간으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나는 카시트의 사용과 그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미국 교통안전청(NHTSA)에 따르면, 카시트는 어린이의 치명적인 부상 위험을 상당히 줄여주는 중요한 장치다. 올바르게 사용된 카시트는 영아의 치명적 부상 위험을 71%, 유아의 경우 54%까지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부모들이 카시트를 잘못 설치하거나, 느슨하게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약 49%의 카시트가 잘못 설치되거나 사용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통계는 카시트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한순간의 방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갖게 한다.
그날 이후, 나는 아이를 카시트에 태울 때마다 벨트를 단단히, 그리고 안전하게 채우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게 되었다. "아이는 불편함을 잠시 느낄지 몰라도, 그 불편함이 아이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라는 생각이 뇌리에 박였다. 한 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운전할 때,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안전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며, 매 순간이 중요한 결정의 연속임을 절대 잊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카시트는 아이를 위한 필수품이지만, 그것이 올바르게 사용되지 않는다면 그 무엇보다도 위험한 함정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명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