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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두부 Apr 10. 2021

Metamorphosis

Being a little weird is just a natural side-effect of being awesome. -Alice in Wonderland

약간 이상해 보이는 것은 굉장히 멋지다는 것의 자연스러운 부작용일 뿐이란다.


"점과 점은 연결된다."

스티브 잡스가 한 말이다.

상관없어 보이는 순간들이 연결되어 어느 시점에 선을 이루니, 지금에 충실하라는 뜻이다.


나는 오늘도 그가 말한 '점을 찍는 일'에 바쁘다.  

근데 그 점을 찍을 때, 우리는 우주의 기운을 모아 정성을 다해, 그것도 꾸준히 찍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내가 그 일을 할 때 즐거워야만 가능한 일있은 것 같다.


여기서 명언 한 개 더, 발명왕 에디슨이 말했다.

"나는 평생 하루도 일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모두 재미있는 놀이였다." (이 말을 다 믿는 것은 아니지만)

존버 형태로는 꾸준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근데 여기서 또 문제가 생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고, 어쩌면 평생 모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자니 세월이 다 가버린다.

그러니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내 상황에 맞춰 일단은 점을 찍고 있어야 한다. 상관없어 보이는 이것들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모른다고!

근데 어떻게 찍는다고? 최선을 다해서 꾸준히.

그러려면?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내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최근 나는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뭔지 어렴풋이 알게 된 것 같다.

유명인의 한마디가 나의 백 마디보다 나을 것 같아서 세 번째 명사를 초대해보겠다.

짧게 그를 소개하자면 화성개발이 꿈인 사람이다.

그걸 위해 우주선을 만들고, 우주선을 만들 돈을 충당하기 위해 차를 팔고 있는 사람이다.

얼마 전까지는 한나라의 미친놈에서 이제는 글로벌하게 미친놈으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테슬라의 사장, 일론 머스크가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나는 인류의 구세주가 되려고 화성개발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그저 미래를 생각했을 때 슬퍼지지 않고자 하는 거예요."


그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인류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해, 미미한 희망일지라도 그것을 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는 지금도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는 중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가 미친놈이라는 오명을 벗고 언젠가는 온 인류의 영웅이 되길 바란다. (그런 뜻에서 나의 다음 차는 테슬라여야 할 것 같다며... 남편을 바라보는데 도망가네...)


다시 돌아가서, 나는 요즘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얼핏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겉으로 보이는 그의 행보가 목적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

나는 그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굉장히 명료하게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잘 나가는 작가가 되어 돈방석에 앉는 것도 아니고, 현대 예술 발전에 일조했다는 참을 수 있는 존재의 무거움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슬프지 않기를 바라는 '내 마음 상태'였다. 내가 나를 생각했을 때 어느 때고 '슬퍼지지 않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니 나를 슬퍼지지 않게 만들어 주는 모든 일들이 반가워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스케치북을 들고 침대로 가는 시간이 기다려졌다. 나의 일상 하나하나가 특별한 글감이 되는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기다려졌다. 글 쓰고 그림 그리는 나를 생각하면 슬퍼지지 않았다.

어제가 오늘 같은 무의미한 하루가 어제는 저 글을 썼고, 오늘은 이 그림을 그린 날로 구분되기 시작했다.

자, 드디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

이제 아까 말한 그 싸이클로 들어갔다.

이젠 열심히 꾸준히 하기만 하면 된다.

저번 글에서도 말했듯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현타는 살면서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만 있다면 이것을 빨리 떨쳐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우리는 뭐든 되어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내가 애정 하는 귀여운 두 명사, 곰돌이 푸와 크리스토퍼 로빈을 소환하는 것으로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한다.

크리스토퍼 로빈: "어른들은 늘 묻는단다. 넌 커서 뭐가 될래? 난 그런 질문 싫어. 뭐든지 되면 되지"

푸: "알 거 같아. 나도 뭐든지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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