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데 알타리무가 눈에 띄었다. 초록색 망에 담겨있는 조그맣고 동그란 모양새를 보니 불현듯 비건 알타리무김치를 해 먹으면 딱이겠다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고춧가루, 마늘, 생강도 같이 샀다. 김장철이 다가와서 그런지 고춧가루가 비쌌다.
집에 와 흐르는 물에 알타리무의 뿌리 부분을 살살 문질러 흙을 씻겨냈다. 반질반질 하얗고 뽀얀 뿌리가 꼭 볼이 빵빵한 아기 얼굴 같아서 너무 귀엽다. 무청의 겉 부분은 뻣뻣해서 떼어낸다고 하는데, 버리는 게 아까워 노란 잎만 떼고 총총 썰어 소금물에 절였다.
건표고버섯과 다시마, 청양고추를 넣고 채수를 끓였다. 밥을 지어 채수에 넣고 죽처럼 끓이다가 믹서에 갈아 쌀풀을 만들었다. 쌀풀이 뜨끈할 때 고춧가루를 넣고 한 김 식히고 나서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생강청, 연두, 매실청, 우메수(매실을 소금에 절인 물)를 넣어 양념을 만들었다.
절인 알타리무를 물에 여러 번 헹구고 물기를 쭈욱 뺀 후, 양념에 알타리무를 넣어 섞는다. 무청은 하루 묵히면 먹을만해지고 뿌리는 이틀 정도면 맛이 들기 시작한다. 김치통에 김치를 쌓고 부추는 남은 양념에 버무려 제일 위에 올려두었다. 부추는 하루 두었다가 다음날 저녁에 비빔국수를 해 곁들여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