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201호였어요.
행복해지고 싶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채 산다.
주말에 밀린 청소를 하다가, 오랜만에 이웃의 쪽지를 다시 보게 되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 어쩔 줄 몰랐던 나는 아이를 데리고 부모님 집으로 갔다. 퉁퉁 부어버린 나의 얼굴을 보고 엄마는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 나를 키울 때에는 돈을 버느라 내 새끼가 예쁜 줄 몰랐던 우리 엄마는 손주에게 그 마음까지 다하려 했다.
아이가 6개월 정도가 되었을 때, 친정집을 떠나 우리 집으로 돌아왔고 환경이 달라진 것을 아는지 아이의 울음소리는 엄마인 내가 들어도 귀가 아팠다. 새벽에 우는 아이를 달래며, 이웃들의 출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웃에게 필요한 물품이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부담되지 않을 선의 선물과 쪽지를 남겼다. 요지는 '아이가 울어서 죄송하다'였다. 집 앞에 놓인 쪽지와 아기 선물이 있었다. 선물도 아기를 키운 사람이라면 너무나 잘 아는 장난감이었다. 저 쪽지를 받고 한참을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이웃의 배려에 감사하고 감사했다.
이 세상의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 어른들이 잘못하고 있을 뿐
아이들은 모두 행복해야 한다. 행복하게 잘 자란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될 테니까.
*첫 문장 출처 :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 김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