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이해하다
1. 동사 깨달아 알다. 또는 잘 알아서 받아들이다
2. 동사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이다.
3. 동사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하다.
타인에게 호감이 생기면 나는 알고 싶어진다. 여기서 알고 싶다는 말은 이해하고 싶다는 말에 가깝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좋아하는 색은 따로 없는지. 그건 단순히 호불호를 묻는 질문이 아니다. 당신의 취향을 넘어 성향을 묻는 질문이다. 칼국수보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극을 즐기는 성격일 것이다. 골드보다 화이트를 좋아하는 사람은 수수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 식으로 나는 상대를 추측한다. 단어에 어린 의미를 헤아린다. 당신에 대해 많이 알수록 당신을 더 많이 이해했다고 느낀다.
이해의 정의에는 해석이 포함된다. 해석은 분석 너머의 것이다. 분석한 정보를 나름대로 체화했을 때에야 비로소 해석했다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내가 당신을 이해했다고 말할 땐 당신에 대한 정보를 내 기준으로 받아들였다 인정하는 꼴이 돼버린다. 해석은 분석보다 주관적인 영역이다. 같은 정보를 두고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테니까. 그렇다면 나는 진정으로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까. 완전한 이해란 가능할까.
사실 답을 내자면 쉽다. 타인에 대해 완전한 이해가 가능하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우리는 오해하고 나서 이해했다고 착각하곤 한다. 이해란 너무나도 상대적인 것이어서, 언뜻 모든 답이 정답이라고 외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곤 한다. 그러나 그러므로 모든 답이 오답이기도 하다. 때론 스스로에 대해서도 도통 모르겠다고 소리치고 싶어지는 때가 있지 않은가.
어쩌면 이해란 완전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태도인지도 모른다. 조금이라도 당신에게 가까워지고 싶은 발버둥인지도 모른다. 당신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 좋아하는 색은 따로 있나요. 그 답에서 당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기분이 들뜬다. 차곡차곡 쌓아 간 오해가 둘만의 오해가 되면 비로소 이해라는 이름을 붙일 자격을 얻는다. 그래, 내가 당신에게 진정으로 얻고 싶은 것은 자격이다. 당신을 알아요, 이해하고 있어요, 말할 자격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