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순간 함께 존재한다.

by 서고독

우리는 시간을 말할 때,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선 위

어딘가에 놓여 있다고 여긴다.

지금보다 뒤로 가면 과거,
지금보다 앞으로 가면 미래라 부른다.
그리고 그 과거와 미래는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사고 중심으로 삶을 살게 되면
시간을 이렇게 선형적 개념으로 여긴다.

대부분이 사고를 중시하며 살아간다.

인간은 사고하기에 기억하고,
지나간 기억을 사고 '과거'라 정의한다.


그러나 존재를 아는 자,
즉 존재 중심으로 사는 이에게
시간의 개념은 전혀 다르다.

그는 사고가 아닌,
보다 의식적 본질로 시간을 바라본다.

과거도, 미래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있을 뿐이다.

시간은 긴 선 위를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이 통합되어 있는 순간이다."

과거도 미래도,
모두 지금 내가 생각해낸 것일 뿐이다.


지나간 위대한 위인들 또한 그들 자신의 순간 속에 있었다.

육체는 사라졌지만,
"우리가 머무는 이 순간은 그들과 동일하다."


삶이란, 이 순간의 의미를 알고 지금으로 돌아오는 일이다.


어제도, 내일도
모두 우리의 사고가 만든 정의이며,

우리는 그 정의에 끌려 다니며
시간이 ‘지나간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이 순간이 곧 나이며,
어제이고 내일이다.

나는 매번 이 순간으로 돌아온다.

이 순간이 지속될수록 육체는 노화된다.
시간이 흘러서가 아니라,

"지금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지금’을 유지하는 동안
육체는 소모되지만,

의식은 언제나 이곳에 머문다.

우리는 보여지는 것만을 실체라 여기기에,
육체가 사라지면 존재도 함께 사라졌다고 믿는다.

육체의 존재는 사라졌지만,
그들의 의식은 여전히 내 안에서 살아 있다.

돌아가신 할머니도,
과거의 위인들도,
그리고 내 의식 속을 한 번이라도 스쳐간 모든 존재들은
이 순간 나와 함께한다.

기억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의 의식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이 순간을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다.

그들은,
나에게 묻어 있다.

이 순간을 머무는 건 모든 의식이 공평히 동일하다.

그것이 인간 의식의 본질이다.

우리는 이 순간에 함께 존재한다.

작가의 이전글당신은 사고할 수 있어 축복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