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보다.

by 서고독

존재 중심의 삶

‘존재’라는 말은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자 특성인 사고(思考)를 통해

나의 존재를 탐구한다는 것은,

결국 사고라는 결핍의 본질을 이해하는 일이다.

'나'에게서 빠져나와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다.

존재는 있는 그대로이다. 그대로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존재’, ‘그대로’, 그리고 ‘이 순간’은

언어와 정의의 차이만 있을 뿐,

그 근본은 모두 같다.

그대로 본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결핍인 시간의 개념 즉, '기억'을 돌아보는 일이 된다.

우주는 이미 완성되어 있다.

우주의 관점에서 ‘시간’의 개념이 없다.

그저 모든 것이 ‘이 순간’일 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순환’과 ‘변화’를 말한다.

시간은 ‘기억’과 ‘누적’이 만들어낸 개념이며,

기억은 사고의 원천이자 '나'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의 사고에 빠져 사는 인간 세계의 존재들이다.

‘나를 돌아본다’는 것은,

‘사고’에 빠진 내가, 그 ‘사고’로 나 자신을 바라보는 고귀한 일이다.

존재와 이 순간의 의미가 있는 그대로의 나로 다가가는 일이다.

이 순간은,

사고와 기억을 가진 나를 강하게 깨어나게 한다.

‘사고’가 멈춘 이 순간,

우주는 자꾸 해답을 알려준다.

사실,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주는 그저 그대로 있을 뿐,

다만 우리가 사고할 수밖에 없었을 뿐이다.

그리고 우리가

우주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그것을 ‘객관적’이라 부를 수 있다.

그때서야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대로 본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에게 가장 어렵고,

동시에 가장 무한한 본질인지 모른다.

우리는 우주 안에 놓여 있다.

그 우주를 마음대로 해석하는 인간이다.

또한, 우주를 해석해주는 것도 인간뿐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사고,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의 숙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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