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형에게

by 서고독

사랑하는 형에게,

오랫동안 과거에 형이 형답게 나를 품어주지 못한 것을 많이 서운해하고, 아픔이자 고통으로 여기며 살아왔어.

이제야 깨닫는 거지만, 두 살 형이라고, 두 살 동생이라고, 나의 엄마라고 아빠라고, 또 아들이라고

어떤 역할과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내가 정의해낸 해석이자 기준이었음을 이제 알고 있어.

결국 나의 결핍이 만들어낸,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고통이었음을 알게 된 거지.

이제 와 돌아보면, 그렇게 생각하며 나를 가둬냈던 내 자신에게, 그리고 내 가족들에게 미안해.

어린 시절, 내가 알고 있는 그 해답을 알기엔 내가 가진 성향과 환경들 때문에 어려웠겠지만,

그래도 만약 내가 본질적인 해답을 지금처럼 알고 있었다면

우리 가족의 당시 운명을 바꿀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하지 못했던 나의 행동에 대해 가족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거야.

그렇다고 과거를 후회하는 건 아니야. 한 번의 가정을 해본 것뿐이지.

난 지금, 우리 모두의 과거와 이 순간의 모든 가족과 사람들을 그대로 존중해.

"우린 그저 헤매고 있었고 또 지금도 헤매고 있을 뿐이야."

그때도 지금도,

이 순간이 정답인 듯 인생을 헤매고 있을 뿐이지.

아닌 것 같지만 맞다고 믿으며 살아갈 때도 있고,
맞지만 아닌 것처럼 살 때도 있을 거야.

이 세상은 모두 각자의 해석이며, 오직 내 안의 당당함을 따라가는 것.

그 모습은 분명 헤매는 듯 보이지만,
'해답 없는 무한한 정답'을 향해 가는 길일 거야.

난 형에게 나의 마지막 결핍을 이야기하며, 더 자유로워지려고 해.

이미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나이지만,

나에게는 조금 더 자유를 향해 가는 것이 나의 해답이기에.

내가 사랑하는 우리 형에게,
아침부터 꽤나 철학적이고 어려운 말을
욕심내어 적어봅니다.

항상 고맙고, 미안해.
같이 헤맨 것뿐인데, 형이라는 이유로
내가 헤맨 길을 탓한 것, 미안해.

항상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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