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건강하려 한다.
귀찮고 어려운 일이라 미루긴 해도 모든 이의 마음에 건강이라는 ‘이상’을 품는다.
좋은 음식을 먹으려 하고, 운동도 하고, 마사지도 받으며 우리는 우리의 몸이 잘 돌아갈 수 있게, 즉 잘 순환되길 바라며 그것을 ‘건강’이라 말한다.
우리의 인류 종인 호모 사피엔스는 약 30만 년 전에 출현했다. 그리고 메소포타미아와 같은 문명은 약 1만 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알려진다.
즉, 농경과 정착 그리고 도시가 생긴 것은 인류 역사의 약 3%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예전엔 삶이 운동이며 순환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건강을 위해 시간을 정해 습관적으로 운동을 하려 한다.
대단한 인류의 다양한 발상과 창의력은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켰다.
그리고 우리의 몸은 아직 너무 먼 과거에 있다.
우리의 사고는 빠르고 편리한 지금에 있다. 빠르고 편리한 것이 ‘좋다’고 여기는 결핍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지금의 ‘나의 모습’과 ‘나의 몸’은 너무 멀리 있다.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이동’을 떠나서 몸을 순환시키는 원초적인 우리의 ‘삶’이다.
우린 걸어야만 했었고, 걷는 것 그 자체로 모든 것이 ‘이상’적인 상태가 되게 설계되어 있다.
건강을 말하며 본질적인 걷기가 아닌, 애써 우린 땀 흘려 순환하려 한다.
우리가 만들어낸 신발이, 음식이, 체형이, 그리고 생각이 우리를 잘 걷지 못하게 한다.
우리 있는 그대로로 돌아가 그대로 걸을 수 있는 것이 곧 스스로의 존재를 맞이하는 길일 것이다.
나에게 걷는다는 것은 존재 그 자체이며 내가 호모 사피엔스임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내가 누구인지조차 생각할 필요 없는 ‘존재함’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