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 나를 집어삼킬 때,
그것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두려움이지만,
그것이 두려움인지조차 모르게 된다.
내가 두려움 속에 갇혀 있기에,
그것은 곧 내 삶의 전부가 된다.
내가 곧 두려움 그 자체이기에,
두려움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두려움 속에 살아간다.
두려움에서 벗어나야만,
비로소 그것이 두려움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두려움은 곧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빠져나왔지만,
익숙한 나의 사고와 감정은
여전히 그 두려움을 두려워한다.
두려움을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은,
나와 세상과의 관계를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두려움을 알았고,
이제 내가 그것을 왜 두려워하는지를 알아간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두려워하는 나 전체를 돌아보았을 때,
내 사고가 만들어낸 그 두려움은
무한함 속으로 녹아든다.
나의 해석을 알고,
그 본래의 모습을 보았을 때,
두려움은 사라진다.
이것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유한함이자 '적응력'이며,
동시에 인간을 고통받게 하는 '원초적 원인'이다.
그리고 이제 안다.
그 두려움을 만든 것도 나,
그 두려움을 살아낸 것도 나,
그 두려움을 품은 것도 나라는 것을.
오직, 이 순간만이 남는다.
오직, 이 순간만이 '나'이자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