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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Dec 11. 2019

2019년 12월 11일

다시 알게 된다.



완벽하길 원했다.

인간적으로는 자신 없었으니 일로나마.

일정표는 언제나 빼곡했다.

쉬는 일도 계획해서 적었다.

할 수 없는 일, 해내지 못할 분량도 마구 넣었다.

일을 해내느라 몸이 아프면 뿌듯했다.

스스로를 뛰어넘은 것 같아서.

고통을 성장의 증거로 봤었다.

악순환이 이어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

오랫동안 자신을 함부로 대했다.

너무, 몹시도.


성실이라는 단어 뒤로 구겨버린  시간.

작은 성과에 꾸깃꾸깃 욱여넣은 많은 자아들.

제대로 이해받지 못해 불구가 된 마음.


아픈 줄도 몰랐던 어리석었던 내 모습을 이제야 보았다.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아프고서야 알았다.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날 상처 주고 있었다는 걸.

그것도 매우 적극적이며 열정적으로.




그리고 싶어 그리는 것.

그게 예술이지.

좋아하는 이가 많고 적은 게 의미가 있는가.

돈 버는 일이 시원찮다면

돈 되는 일을 하며 그리면 되지.

그래, 그렇지.

그리면 될 일이지.

내가 정의한 예술은, 그림은 허깨비였구나!

헛것을 예술이라고 단정 짓고 괴로워했구나!

돈도 심지어 사람도 문제 되지 않는 일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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