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1일

불안한 자리에서

by 설레다



집은 필요 없고, 작업실이 갖고 싶다.
어떤 환경이건 마음먹기에 따라 극복하네마네,

그건 환상일 뿐이다.

집중할 수 있는 공간과 생활 조건이 갖춰진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모른다.

마음껏 그린다는 건 그런 조건의 충족 위에서 가능하다.

틈틈이 그리는 건 마음껏 과는 다르다.

그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이고,

행위의 하한선 경계가 보이는 지점에 머무는 일이다.




펼쳐놓은 도구와 종이를 다시 정리하면 이 느낌은 모두 사라지겠지. 다시 감각해보려 애를 쓰겠지.
반복은 마음은 지치게 하고 그림의 시작과 끝은 뭉개지고 만다. 늘 무방비로 당한다.

그럴 때마다 슬프다.

이런 반복이 그림에 대한 갈피를 못 잡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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