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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Feb 03. 2020

2020년 2월 3일

시간도 리필이 된다면 좋겠어요.



차고 넘칠 땐 함부로 대했다.

마구 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좀 많았으면 하고 바란다.

부족함을 느끼고 나서야 귀하게 보인다.

나의 남은 시간들이.

언제 죽을지 모르면서 마치 100세까지 살 것처럼 산다. 정확하게는 지식으로만 죽음을 인지하고 마음에선 없는 일로 여기며.
죽음에 관심이 많았던 이유도 내게 일어날 일이 아닌 오로지 학습과 연구 대상으로만 여겼기 때문이리라.

나이 들며 시간의 유한함을 느낀다.

지인의 신변에 대한 다양한 소식이나 내 육신과 정신의 변화를 마주할 때마다.


나이와 지혜가 정비례로 쌓인다면 좋으련만.

어리석음을 발견하는 눈썰미만 늘고 기꺼이 변화하는 유연함은 사라질까 염려된다.

아, 눈썰미라도 는 게 다행이려나!


그림이 있어서 참말 좋다.
이젠 이게 일이든 취미든 상관없는 마음이다.
오래 그 경계 안에 갇혀 지냈는데 무심결에 돌아보니
경계 따위 애당초 없던 것이었다.
허공에 선을 긋고 내가 나를 가뒀었다.
이제 알았으니 그래, 이것으로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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