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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Feb 04. 2020

2020년 2월 4일

어째 드문 일이다 했습니다.


신종 코로나의 여파로 지난주부터 이번 주까지 모든 약속이 취소됐다.

개인적인 약속은 물론 학과 모임, 전공 세미나, 소규모 강연까지 전부.

2주 동안 약속이 빼곡히 들어차는 일은 드문 일이라 꽤 들떴었다.

약속이야 다시 잡으면 된다지만 서로 시간 맞추기가 어디 쉬운가.

일정표에 적었던 약속들을 지우며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다.


볕도 없고 잎도 없는 스산한 골목에 눈이 펑펑 내린다.

전염병이 도는 시기의 입춘.

전염병과 입춘이라는 단어가 나란히 설 줄이야.

거기다 펑펑 눈까지 내리는 봄의 시작.

기묘하다.



실전에 임해보면 이론이 가진 허술함을 경험하게 된다.

심지어 이론이 거짓말을 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의심까지 생길 때도 있다!

의심인 줄 알았는데 사실로 드러나기도 하고.

지식으로는 알 수 없는 일들이 현실에 즐비하다.



춥지만,

눈도 오지만.

맥주를 마셔야겠다.

이미 해가 져서 바람이 매섭지만!

맥주를 사러 나서야겠다.

내장 구석구석 진득하게 들러붙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맥주로 씻어 내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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