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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Feb 10. 2020

2020년 2월 10일

아름답고 우울한 하루도 결국 흘러간단다.


사는 일 부질없다 느낄 때엔

살아있는 일에 대한 고마움을 찾는 게 별 소용이 없다.

차라리 이 시간도 지나가리라, 하며 순간들을 꿀꺽 삼켜버리는 게 낫다.



생기 넘치던 어제의 모습은 사라졌다.

고공과 심해를 오가는 자신을 달래기란 참 쉽지 않다.

팽창하고 수축하길 반복한 풍선처럼 회복력을 잃고 주름진 마음은

과도한 아름다움을 보면 급히 우울해진다.

이렇게 맑고 밝고 빛나는 날,

혼자 고요 가운데에 있으면

울고 만다.



마음이 무거워지면

어떤 현상에도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

눈 떴으니 일어났고, 배고프니 먹고, 졸리니 잔다.

그 모든 일들에 의미를 찾거나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래야 마음에 실린 정체모를 무게를 덜어낼 수 있다.



이럴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림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안도감으로.

어느새 불쾌한 사람이 된 나를 쏟아낼 곳이 있다는 그런 안도감 말이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도 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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