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7일

by 설레다

이유 없이 괴로우면 일단 그렸다.

괴로움이 손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종이를 펴고 연필을 깎았다.

사악 사악 연필 살 벗겨지는 소리 끝에 쾌감이 서린다.

감각을 손전등 삼아 마음을 밝혔다.

선을 긋고 또 긋는다.

연필을 깎고 또 깎았다.

손날이 까매지고 중지가 얼얼해질 때쯤

쪼글거리던 마음도 판판하게 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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