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저녁

2020년 3월 8일

by 설레다



정성 담긴 저녁밥.

소란스럽지 않게 이어지는 대화.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는 위로.

타인의 조촐한 저녁 식탁 사진과 짧은 이야기에 눈물 흘린다.

모니터 너머로 본 남의 저녁시간이 몹시도 부러워서.

나의 식탁은 언제부턴가 얼어붙었다.

서늘하고 건조해서 무엇이든 바스러질 것만 같다.

무엇을 차려먹고,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잊어버렸다.

조잘조잘 이야기하던 나는 사라졌다.

대화는 피곤한 일이 되어버렸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생기를 잃었다.



무척 외롭다.

외로움은 내가 혼자 있든, 둘이 있든, 여럿이 모여있든 상관없이

손목을 낚아채 문 없는 방으로 나를 집어던진다.

그리고 나의 고양이, 오동이가 날 구하곤 했다.

작고 둥근 머리를 쓰다듬으며 울고 나면

문 없는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

늘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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