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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Mar 20. 2020

어떻게 살 것인가.

2020년 3월 20일



필요하면 외면하기로 했다.

당장 벗어날 수 없다면 모른 체하기로.

다음 일 따위 아예 무책임해지기로.



《그리스인 조르바》의 두목이 왜 그리 안쓰러웠나 했더니

쉴 새 없이 내 모습을 봤기 때문이었다.

아, 조르바가 되고 싶건만.



관계보다 환경으로부터 삶에 대한 애착을 얻기도 한다.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달라지는 하늘을 본다거나

무리 지어 나락을 쪼아 먹는 아침 새떼를 구경할 때.

아득히 들리는 전기톱 소리에

쓰러지는 나무들을 안타깝게 여길 때.

볕에 따끈하게 데워진 고양이의 엉덩이를 두드릴 때.

희한하게도 그럴 때, 살고 싶다.

이왕이면 원하는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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