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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Mar 26. 2020

순수의 시대

2020년 3월 26일



전공 수업 수강으로 삼일을 채웠다.

다행히 급하게 끝내야 할 일이 없었다.

밀린 수업을 듣고, 이해 안 가는 부분을 다시 봤다.

공부를 만만히 본 탓에 수강하며 진을 빼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무척 즐겁다.

용어가 어려워 다시 찾아봐도,

내용이 많아 오래 붙들고 씨름하거나

과제가 까다로워 자료를 내내 뒤지더라도.

스스로 시작한 일엔 역시 마음을 다하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자격증을 딸 거냐.

석사를 할 거냐.

이직을 할 거냐.

그런 질문에 "딱히... 별생각 없어."하고 말한다.

진심으로.

물론 졸업은 당연히 해야지!

다음 일을 미리 계획하지 않는다기보다

그저 심리에 대해 공부하는 게 목적의 전부였다.

목적을 이루기위한 시작이 아니라

시작부터 이미 목적한 바를 이룬 셈이다.

그래서 공부하며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집이나 나무를 그려볼 테니

자기 심리 좀 해석해보란다.

어휴, 나도 이제 시작이다~



뻐근한 허리를 펴기 위해 침대에 누우면

오동이가 어깨에 턱을 괴고 엎드린다.

크고 촉촉한 연두색 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아... 이 느낌을 어떻게 쓴단 말인가!

하염없이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는 바람에

스트레칭은 물 건너갔지만,

마음은 이미 링클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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