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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Mar 29. 2020

날 끌어들이지 마.

2020년 3월 29일



"우울한 네 세계에 날 끌어들이지 마."

이 말과 함께 혼자 남겨졌다.

어쩌면 버려졌다.

혼자 바닷가 카페 2층 창가 자리에서 소리 없이 울었다.


시간이 흐르고,

눈물은 말랐고,

그의 상황을 일부 이해했지만

나와 그 사이의 연결은 한없이 약해지고 느슨해졌다.

카페에서 마지막으로 들었던 그 말은 박제되어 가슴에 남았다.

꿀꺽 삼켜보려 했지만 삼켜지지 않았다.

어쩌면 삼키고 싶지 않았다.

이 좌절감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말은 바늘이 되어 속을 굴러다녔다.

소화되지 못한 채 남아 이리저리 구르며 제멋대로 상처를 내곤 했다.


결국 난, 그 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내겐 너무 고통스러운 말이었고,

상대는 말의 존재조차도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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