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는 일기

2020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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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세상에 던져지며 시작된 탓에

온통 피투성이라고 하던가.

점점이 즐거우나 괴로움 안에 있다.

괴로움은 깊이만 다를 뿐,

사라지지 않는다.

간혹 유희로 덮어 다독이긴 하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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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싶은 그림은 많고

마음은 엉망일 때가 잦고

손은 마음에 휘둘리기 일쑤다.

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면

다 그리게 된다고 말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그 입을 회초리로 찰싹 때리고 싶었다.

바람과 마음과 손, 셋의 괴리감을

식물표본처럼 일일이 보여주며 설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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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참 멋없다.

이렇게 멋없으려고 그리 살았나.

나 하나 위로하지 못해 쩔쩔매는 인간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