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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Apr 21. 2020

삶은 흘러가는 거라고

2020년 4월 21일


바람이 강하게 분다.


베란다에 둔 화분 속 상춧잎이 파닥파닥.

앞집 감나무 가지가 휘청휘청.

여린 잎 가득 핀 벚나무가 흔들린다.

그 아래 만개한 라일락 나뭇가지가 흔들린다.

밀가루 반죽처럼 덩어리 진 구름들이 미끄러진다.

구름과 지붕 사이로 꽃잎들이 두어 개 흩날린다.


바람 따라 성실하게 사는구나.

힘 빼고 나부끼며 사는구나.

커피 홀짝이며 무심히 본다.


나도 그러자.

힘 빼고 성실하게 오늘을 살자.

파닥이고 휘청이고 흔들리고 미끄러지며

흐르는 시간 위에 얹혀 유연하게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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