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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May 23. 2020

지하철을 기다리며

2020년 5월 23일


맥주가 달다.

마음이 쓰릴 수록 술이 달았는데,

오늘은 별다른 일 없었는데도 술이 달다.

주량을 약간 넘겨 조금 취한 채 잠들어도 좋겠다.

희한하면서도 반가운 날이다.



오랜만에 N을 만났다.

제대로 된 비판, 통찰 어린 이야기를 듣는 즐거움.

그래, 이걸 원했다.

1시간이 10분처럼 느껴지는 상대성을 느끼고 싶었다.

N은 대화의 쾌감을 주는 사람이다.

날 그리워했다 말해줘서 고마웠다.

타인의 시간 일부에 스며든단 건 참, 감동이다.

오래오래 곁에 머물고 싶다.



지하철에 여행가방처럼 앉은 사람들을 휙 둘러본다.

다들 사랑하며 살고 있을까.

사랑받고 주며 따뜻하게 껴안을 사람이 있는가.

많은 상처가 허무할 만큼 애착과 연결된다.

사랑의 유무, 방향과 형태가

인간을 빚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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