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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May 27. 2020

안녕감을 느끼고 계신가요.

2020년 5월 27일


5월 말의 하늘, 참 곱다.

수정처럼 빛나기도 하고 사파이어가 반짝이는 것 같기도 하고.

막 세수를 마친 볼처럼 뽀얗다.

초여름의 하늘은 20살의 얼굴 같구나.


풀 끝에 달린 연둣빛이 여전하다.

감나무 잎사귀들은 아직 아기 손바닥만 하고,

뽕나무 열매들은 초록 알갱이로 풋내가 난다.

하지만 이내 감나무 잎은 어른 손바닥이 되고,

오디는 검게 익어 단내 풀풀 풍길 것이다.

흐르는 시간은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지나간다.

그리고 흔적을 남긴다.



공포는 찰나에 지나갔다.

지나고 나면 또 견딜 수 있을 것만 같다.

일상의 사소한 일들 즐거워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만나서 반가워하니 더욱.

이미 지나간 공포는 녹아내린 눈이다.

존재했지만 완전히 사라진.



"예술도 돈이 돼야 예술인 거야."

라는 지인의 말에 울컥 화가 일었다가 스르륵 풀린다.

누구에게나 기준이 있고, 그것은 각자의 인생을 무대로 체득한 생존의 정의들이다.

그러니 나와 다른 정의라고 화낼 것도, 같은 의미라고 반가워할 도 없다.

어떤 이의 말 뒤에 그 사람의 생이 길게 엮여 있다고 생각해보면

쉽게 평가하고 빠르게 판단하는 일이 참 무례하다 느껴진다.

'지인에게 예술은 그런 의미구나.'

누군가의 예술에 대한 생각을 하나 들었다, 생각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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