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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Jun 07. 2020

돌에겐 아픔이 없다네.

2020년 6월 7일


사람이 그리운데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어요-


아, 그렇군요. 그런데 전 이 부분이 궁금해지네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편안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데도 멀어지고 싶단 건 어떤 마음일까요 라는 상담사의 질문에


그러게요,

하고 짧게 대답했다. 그리곤


함께라는 것이 참 좋으면서도 버겁기도 한가 봐요.

차라리 혼자이다가 그리움이 사무칠 때

누군가를 찾아 나서는 걸 원하는 건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할 수 있는 거란 걸 저도 압니다.

막상 외딴곳에 혼자가 되면 후회할 것도요.

그런데도 희한해요.

혼자이길 원한다는 게.

 이런 아이러니가 없죠.

라고 말했다.



그저 일어나 나를 관통했던 지난날의 불행을

이제와 들여다본다고 무엇이 나아지는가.

라는 생각이 다음 걸음을 막고 있다.

일단 시작해보면 알겠지 라는 말은 당사자가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다.

시작하려면 각오를 해야 하니까.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니까.



종일 그림만 그리고 싶다.

공원에서, 들에서, 나무 곁에서, 강가에서, 바다 앞에서.

낯선 객실이나 잠깐 빌린 방에서.

목적을 향해 그리는 그림 아닌, 그림 자체에 빠져들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내가 그림을 부리는 게 아니라

그림의 도구처럼 자신을 소비하고 싶다.

그렇게 그리고 그리다 다 닳아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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