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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Jun 15. 2020

내 마음을 어디에 두면 좋을까요?

2020년 6월 15일


웬만하면 매일 기록하자고 다짐했는데 드문드문 쓴다.

기록의 리듬을 보면 마음이 휘휘 흔들릴 때 많이 썼고 잔잔하고 덤덤할 땐 자주 걸렀다.

마음이 부대껴야 뭐라도 쓰고 그리는구나.

그런 걸 보면 그리기와 쓰기는 시원하게 토로할 수 없는 감정을 쏟아내는 일인 것 같다.

입 꾹 닫고 삼키기엔 괴롭고,

입 밖으로 뱉어내면 누군가가 다칠 수 있는

그런 고약하고 불쾌하고 뜨겁고 안쓰러운 마음을

군말 없이 잘 받아주는 세계가 바로 그리기와 쓰기 - 창작 아닐까.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조급해진다.

반면 하면 좋고, 하지 않아도 크게 다를 것 없는 일이라면 느긋해진다.

마음에 대한 일도 그렇다.

매번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을 만큼 자신을 몰아세우고 나서야 다급하게 해결방법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달라도 괜찮지 않을까.

조금은 느긋한 상태에서 찬찬히 나를 알아가는 기회도 한 번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다시, 심리상담을 시작한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검은 문 앞을 서성이길 그만두고

상담사의 손을 잡고서 문을 열고 들어가 보기로 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겠지만 해보고 싶어 졌다.

그 일이 진정 나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라면

기꺼이 견뎌보기로.



매일, 무슨 일이든 일어나는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여기는 날조차

매우 사소한 일들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게 진동했을 뿐,

진정 아무 일도 없는 날은 없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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