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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Jul 15. 2020

하루가 저물고 있다고

2020년 7월 15일


의뢰받은 일을 무사히 마감했다.

끊어질 듯 이어지고, 때로는 중첩된 일을 마감하다 보면

나의 시간이 푹푹 줄어드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뒤숭숭하다.

타인을 위해 나의 시간을 이렇게 움푹움푹 떼어줄 일인가,

싶다가도 이리저리 섞여 사는 세상인데 그럼 어쩌랴 한다.



하루란 애당초 없던 시간 같다.

어제가 없었던 것 같고, 내일이 와도 정말인가 싶을 만큼 시간이 허겁지겁 내달린다.

저만치 뛰어가는 의 등을 잡아보려다가 우뚝 선다.

작은 점이 되고 이내 사라질 때까지 시간을 바라본다.

그렇게 하루가 점이 되고 사라지는 걸 목격한다.

어딘가에 그 모든 날들이 깻잎조림처럼 착착 포개어져 있겠지.

다만 그곳이 어딘지 모를 뿐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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