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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Aug 19. 2020

입추와 처서 사이

2020년 8월 19일


한여름과 늦여름이 섞여 흐르는 요즘.

새파란 청년이 나이 먹으며 아,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말하는 그런 시기.

전부 해낼 것 같은 기분과 모두 망쳐버릴 것 같은 예감이 혼재하는 그런 때.

8월 중순부터 하순까지의 계절은 여러모로 모호하다.



무심하게 웹 이미지들을 넘겨보다가

'제대로 휴식하고 계신가요?'라는 문장을 읽었다.

'제대로'라니.

휴식도 '제대로'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건가.

제대로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건가?

찰나에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면 될 일을 파르르 반응하는 걸 보니

스스로를 얼마나 들들 볶아대며 살았는지 알만하다.

이렇게 알아가며 나아지는 거겠지.



자기감정에 솔직하라는 말을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퍼부으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감정에 솔직하라는 건, 인지하라는 말이다.

자기감정을 억누르고 외면하거나 왜곡시키지 말고

'아, 속상했구나. 화가 났구나. 괴로웠구나.'그렇게 감정 그 자체를 느껴보라는 말이다.

지식과 경험 간 거리가 멀어 여전히 감정의 인지와 전달 사이 오류가 잦다.

때론 인지조차 못하고 오해받거나 하기도 한다.

자기감정에 솔직하기란 참 만만찮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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