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설레다 Sep 03. 2020

직업이 작가 맞아요?

2020년 9월 3일


그림작가는 그림을 그려야지.

여기서의 '그림'은 단순히 '그리기'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오직 '자기 위안용' 그림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먹여 살리며 마음이 이끄는 대로 그림을 짓는 일.

먹고사는 일보다 아주 조금, 예술의 편에 서서 그림을 그리는 그런 의미로의 그림 작가.


그런 의미로 본다면 나는 작가가 맞나.

'당신 작가 맞아?'라고 한다면 우물쭈물하지 않을 자신 있나.

쑥스러운 게 아니라 자신이 없는 거라면 생각해봐야지.

왜 그런지.


마감하고 돈을 받고, 다시 마감하는 회전 안에서 틈나는 대로 허무한 건

아마도 풀풀 날리는 그림을 그리느라 속이 비어 가는 걸 알아서가 아닐까.

고장  차를 억지로 끌며 사는 기분.

바꿔야지, 언젠가는 이라며 할 일 미루는 그런 기분.



그저 되는 대로 사는 일도 쉽지 않다.

때때로 밀려오는 허무와 허탈을 일상의 파도쯤으로 여기고

슬렁슬렁 유연하게 타고 노는 것도 인생 고수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나는 하수인 듯.

그것도 하하하하하하하하수.

앞에 붙은 '하'를 몇 개 떼어내야 겨우 '하수'가 되는 그런 위치.






매거진의 이전글 노력과 간절함은 비례관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