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연말. 서른 살을 앞둔 딸을 짐을 한 가득 들고 미국으로 떠나던 날. 당분간, 아니 앞으로는 쉽게 닿기 어렵다는걸 인식했을 때, 그때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2024년 10월. 한국에서의 짐을 정리해 미국으로 보내는 딸을 보며, 함께 짐을 싸주며,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2024년 9월. 남편을 미국으로 먼저 보내고, 잠에 들지 못해 수면제를 먹는 딸을 보며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2024년 2월. 첫 아이, 딸의 결혼식에서 차오르는 눈물을 참던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2023년 10월. 예비 사위의 포부있는 미국행 고백을 들었던 엄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2023년 3월. 딸의 남자친구를 처음 만나는 엄마는 설랬을까, 당황했을까.
2024년 연말. 인천공항에서 울던 엄마를 누군가가 다독였다고 한다. 엄마는 딸이 공부하러 미국에 가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울음을 참고 답했다. 공부할 계획이 딱히 없었는데, 그 말을 듣고 나서부터 석사를 준비한다.
2025년 1월. 엄마는 딸이 몇 개 올리지 않은 유튜브를 매일 반복한다.
딸은 엄마의 작은 걱정이라도 덜기 위해 미국에서 해먹는 음식을 담은 영상을 업로드한다.
2025년 2월. 엄마는 딸이 없는 첫 명절을 보낸다.
2025년 봄. 겉옷은 얇아지고 꽃이 핀다. 미국에 온 뒤로 한국은 내내 겨울이었는데, 드디어 봄이 왔다. 우리의 시간도 흐르고 있다.
언제 볼 수 있다는 확신은 아직 없지만, 엄마, 나이들지 말고 그대로 내 엄마로 있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