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급하다. 마음이 급하다. 우리의 몸은 현실의 시각에 맞춰가고 있지만, 우리의 머릿속은 자꾸만 이리 튀고 저리 튀어대니, 빠른 생각의 회로 속에서 앞서가는 것은 마음뿐이다.
그러니 자꾸만 실수가 늘어난다. 그것은 업무가 될 수도 있고, 일상이 될 수도, 또는 아주 사소한 부탁과 같은 것일 수도 있고, 그 모든 것은 다시 또 타인과의 관계와 이어지게 된다.
상사의 업무 요구에 그것이 최우선순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차우선순위를 처리하는 바람에 일을 해놓고도 욕먹는 경우, 괜히 서글프고 억울하다. 상사는 나의 업무 능력을 하향 평가할 것이며, 억울해하는 태도마저 읽혀서 괘씸죄까지 플러스될 수도 있다. 이는 그 상대방과의 관계마저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또는 이성친구의 아주 사소한 부탁을 들어주기로 약속하고, 이런저런 일들로 잊어버리기도 한다. 물론 꼭 해야만 하는 약속은 아니라서 큰 문제 될 것은 없었다. 그런데 왜 상대방은 마치 화난 것처럼 보일까? 아마도 사랑에 대한 대가로 부탁을 들어주길 바라는 데서 온 실망감일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거절했다면 실망도 없었을 텐데, 잊어버릴 약속을 자꾸만 남발하니, 상대는 점점 지쳐만 간다.
때로는 아주 사소하고 개인적인 일상에서도 실수 연발이다. 집에 가는 길에 세탁소를 들러야 했는데 잊어버려서 다음날 친구의 결혼식에 입으려 한 옷을 못 입게 된다든지, 부모님 생신이라 선물을 미리 준비해야 했는데 못해서 용돈으로 대체하려 했는데 돈을 찾아오는 것을 깜빡했다던지. 등등 아주아주 사소하고 사소한 실수가 너무 잦아서 일일이 읊기도 어렵다.
이런 자신이 싫고, 이제는 달라지고 싶고, 조금 더 나아지고 싶다면? 이것 하나만 하면 아주 크게 변할 것이다. 바로 '글쓰기'
어떠한 형태의 글쓰기든 글을 써라. 가장 좋은 것은 '일기' 자신의 하루를 기록하고, 돌아보고, 반성하고, 더 나은 내일을 계획하기에 일기만큼 좋은 것이 없다.
두 번째는 '메모'이다. 메모하는 습관은 나의 기억을 안심하고 증발시키기 가장 좋은 매체이다. ADHD 특성상 생각이 생각을 치고 나와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이 생각 저 생각, 온갖 잡다한 생각을 다 하게 만드니, 메모를 통해 생각을 하나 둘 비워두면 내 생각과 기억은 단순화될 터다.
이런 의미에서 일기나 메모나 좋은 것이, 기록을 통해 비움으로써, 더는 기억하려 애를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좋다.이는 글쓰기를 통해 메모리를 환기시키는 기법이다.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끄지 않으면 메모리가 가득 차서, 기억해야 할 용량이 꽉 차서, 느려지고 버벅대고, 결국 오류가 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세 번째는 'PLAN'이다. 이 영역은 업무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이다. 할 일을 계획하고 우선순위까지 정할 수 있으니, '내 머리가 하고 싶다는 충동에 의해 결정한 업무'를 하지 않고, 중요한 업무를 먼저 처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단점은 너무 빡빡하게 짜서 가혹할 수 있으므로,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계획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늘 불안하다. 무엇인지 모르게 불안한 경험을 느꼈다면, 당신은 자각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또 실수할까 봐. 또 잊어버릴까 봐. 또 충동적으로 행동할까 봐.
충동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우리가 어찌할 수는 없다. 내 뇌가 뱉어내는 것을 내가 어찌 조절한단 말인가. 그러니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삼천포로 빠지지도 말고, 잊어버리지도 말고, 그저 나의 기록물들을 보며 안심하자. 무엇이 중요한지 몰라 다 기억하려 애썼던 나의 뇌를 쉬게 해 주고, 그러느라 결국 다 잊어버렸던 나를 위해, 이제 폰을 들어 메모장을 열자. 무엇을 써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