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다른 것 이상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또한 전혀 다른 세상이다. 내 아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이제 모든 것을 혼자 스스로 해나가야 하며, 담임 선생님은 그런 여러 아이들에게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만 할 뿐이었다. 이제 엄마 같은 마음의 선생님은 있더라도 바랄 수 없다. 반 친구가 30여 명이나 된다. 선생님의 시선을 끄는 것조차 수고로운 일이 되었다.
나는 심각한 고민을 시작했다. 바로 '약물치료'였다.
상담소 선생님과도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선생님은 약물치료를 추천하는 쪽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겪는 부작용 때문이었다.
"동동이는 머리가 좋아서요, 이런 아이들은 약을 끊으면 바로 심해질 수 있어요."
(그동안 ○○이라고 지칭하던 것을 '동동이'로 바꿉니다)
"선생님께서 약물 치료하는 아이들을 맡아서 지도해 본 적이 있으세요?"
"네. 그 아이는 아빠 차 위로 올라가 방방 뛰는 아이였어요."
"헉!! 정말 위험하고 심각했네요!"
"동동이는 정말 너무 극적으로 좋아진 케이스라, 약을 먹이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는데요!"
보통 놀이치료를 받는다고 하여 크게 좋아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놀이치료 교실에 들어가는 데만 한 달이 걸린 녀석도 있다고 했다.
놀이치료 시간 내내 딴짓을 해서 아무것도 못 하고 끝이 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것을 오랜 시간 동안 반복했단다. 폭력성이 심했던 아이는 놀이치료를 받는 동안 폭력성이 사라지지 않아 많이 힘든 경우도 있다고 하셨다
그에 반해 동동이는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습득력도 좋고, 노력하려는 의지도 보이고, 게다가 놀이치료를 시작하면 바로 몰입하는 엄청난 집중력이 대단하다고 하셨다.
"하지만 선생님, 제가 생활하면서도 아이의 이상행동이 보일 때면 많이 위태로워요. 그러다 문제아로 찍히게 될까 봐 걱정이에요.저는 아이가 좋은 피드백을 받기를 바라요."
"그렇다면 시작하셔도 좋지만, 주말이나 방학이라고 약을 끊지는 마세요."
"왜 그렇죠?"
"제가 가르쳤던 한 아이는 주말에 할머니 댁에 갔는데 약 먹는 게 불쌍했던 할머니가 약을 일부러 먹이지 않았죠. 그러자 아이가 마음껏 풀어졌던 거죠. 그런 아이를 다시 원래로 돌리려면 더 힘들어요. 그러다가 엄마가 일을 하니까 방학에 아이를 할머니 댁에 맡겼는데, 그때 또 한동안 약을 안 먹인 거예요. 그런데 다시 먹였을 때는 약의 효과를 보지 못했던 거죠. 그래서 약의 용량을 올려야 했어요."
"마음이 약해져서 중간에 약을 끊으면 안 먹이느니만 못하네요."
"하지만 어머니, 그보다 더 힘든 것이 무엇인지 아세요?"
"뭔데요?"
아이가 식욕을 잃는다는 거예요.
"아.....!"
"그것이 가장 마음이 아프죠. 그것 때문에 약을 잠시 끊으시는데... 오히려 더 힘들어진다는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