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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품있는그녀 Apr 25. 2024

모든 잘못을 떠안지 말 것

너의 잘못은 너의 것이라고

나는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았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요구를 합리화시켜야 했기 때문에 나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나는 "당신도 잘한 것은 없다"라며 따질 수가 없었다. 내가 그렇게 말하면 그러니까 린 헤어져야 하기 때문에.


여러 번의 설득에 나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남편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마치 나만이 모든 문제의 원인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이것은 마치 전장에서 기습 공격을 받 병사와도 같았다. 나는 방패도 없이 모든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렇게 혼자 남겨지자 서러움과 억울함이 폭발했다. 이것은 분명 쌍방인데, 나는 일방으로 잘못한 것처럼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비난할 대상도 잃어버렸다.


그래서 우울했고, 늘 화가 났다. 그래서 글을 쓰고, 감정을 하나하나 정리했다. 나도 옳았다. 너도 옳았겠지만. 나도 잘못했지만, 너도 잘못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니 서글픔과 억울함이 많이 가라앉았다. 그래서 남편에게 전화했다.


내 슬픈 감정과 상대의 잘못을 말했다. 마치 이혼의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듯한 상대의 태도를 비난했다. 내게 잘못한 상대의 그 모든 것들을 상대에게 말했다. 자코 듣던 그는 내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끝났다.
내 널뛰던 감정은
마치 먼지가 가득 피어난 방안에
분무기를 뿌린 듯 잠잠해졌다.


혼자만 잘못할 수는 없다. 원인과 결과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원인이었고, 서로에게 결과였다. 그런데 마치 모든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듯이 상대의 잘못까지도 내가 떠안게 되어 괴로웠다. '너의 잘못은 너의 것'이라고, 그렇게 상대에게 던지고 나니, 더는 원망할 필요도 미워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 나는 그를 용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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