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녕. 하. 세. 요?”
“아이고, 똘똘해라. 공부 잘하게 생겼네.”
어쩌다 길에서 마주친 한 어른과 아이가 서로 인사를 나눈다. 친교적 의미로 보아야 하겠지만 그래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 있다.
인사를 받는 어른은 길 가다 마주친 그 아이에 대해서 실제로 아는 것이 없고 성적표를 본 적은 더욱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똘똘하다고, 공부를 잘할 것이라고 단정 짓는 근거는 무엇일까? 당연히 아이의 언어에서 전달되는 당당하고 야무지고 자신감 넘치는 말씨 때문일 것이다.
원래 화술에 뛰어난 감각을 갖고 태어났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내성적이거나 소심한 성격을 가진 경우에는 자칫 힘없는 언어를 가지기 쉽다. 따라서 성격이 드러나기 전인 유아기라도 어릴 때부터 좋은 언어를 가지도록 훈련시켜 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두 말할 나위 없이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기도 하지만 무기이기도 하다. 첫울음으로 알리는 출생 신고와, 삶의 마지막에 남기는 말인 유언을 생각하면 사람의 인생이란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난다고 해도 좋을 테니, 좋은 말은 우리가 평생 지니고 사는 것 중 가장 좋은 무기라 해도 지나칠 게 무언가?
“이이대한(위대한) 국민 여러분, 학실하게(확실하게) 말슴(말씀) 드리겠습니다.”
이것은 고 김영삼 대통령 시절 내내 회자되었던 유명한(?) 대통령의 언어이다. 이중모음을 단모음화시켜 소리 내는 경상도 특유의 발음이 우스꽝스러워 다들 많이도 흉내 내곤 했다.
물론 경상도 사람이라면 이렇게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는다. 하지만 발음이 분명하지 않으면 왠지 2퍼센트 부족해 보이는 건 무릇 나만의 착각은 아니지 않을까. 말씨가 정확해야 사람도 분명해 보이고 신뢰감 있게 느껴지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아이가 첫돌이 다가올 때쯤 온 인류의 공통 언어라는 맘마를 처음 소리 내기 시작했다. 경상도 식 발음에서 벗어나려면 옹알이를 시작할 때부터 나는 이 문제에 집중해야 했다. 그래서 모든 낱말을 먼저는 음절 단위로 가르쳤고, 그다음은 낱말의 단위로 가르쳤다.
엄, 마, 엄, 마, 엄, 마, 엄, 마, / 엄마
아, 빠, 아, 빠, 아, 빠, 아, 빠 / 아빠
주, 세, 요, 주, 세, 요, 주, 세, 요 / 주세요
이런 식으로 말이다.
결과는 음절의 받침 자음까지 정확히 소리 내는 습관이 세워졌고, 또박또박 그리고 힘 있는 언어를 습득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핵 목표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