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카페 가은역

by 김두선


'카페 가은역'


하얀 네모 스티커에

검은색 다섯 글자가 단정하다.

볼 때마다 그곳 문경으로

데려다주는

마법의 병.



그날 다 마신 우유병을

딸이 가져가자고 했었다.


뭐하러…?



이후, 식탁 한 편 소품 옆자리에

줄을 잇고 선 유리병.

그 안에는 순간의 소리가 담겨 있다.



카페 주방에서 커피 내리는 소리.

음악 소리.

철둑길을 달리는 빈 바람소리.

여름 들판에 햇 뛰어다니는 소리.

해 질 녘, 산등성이에서 내려오는

산 그림자 덮이는 소리.

방울 울리듯 청량한 딸 웃음소리…



"뭐하러?"

내 물음에 대한 답을 이제는 안다.


keyword